알맹상점 이주은 공동대표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버려진 플라스틱에 의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편하다는 이유로, 저렴하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하지만 큰 변화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쓰레기 없는 세상을 꿈꾸는 가게가 있다. 알맹상점이다. 망원시장에서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을 진행하다가 상점으로 발전했다. 알맹상점은 버려지는 용기 없이 세제를 덜어서 판다. 재활용되지 않는 자원을 모아 물건을 만들고, 필요 없는 물건을 공유하며 환경보호를 ‘문화’로 만들고 있다. 쓰레기 없는 세상은 정말 가능할까? 알맹상점 이주은 공동대표를 만나 그의 말을 들어본다.

Q. 한화손해보험 인스토리즈 독자분들께 ‘알맹상점’에 대해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알맹상점은 쓰레기를 줄이는 작은 마음들의 플랫폼입니다.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라는 슬로건 아래 껍데기(포장) 없이 알맹이만 담아가게 하는 상점입니다.

Q. 알맹상점을 시작하신 계기를 알려주세요. 공동대표님 세분의 인연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각자 쓰레기 줄이기 ‘덕질’을 하던 사람입니다. 전통시장에서 플라스틱 프리운동 모임인 알맹@망원시장에서 만났습니다. 함께 캠페이너로 활동하다가 리필 스테이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힘을 모아 상점을 열게 되었습니다.

Q. ‘리필스테이션’이라는 말만 들어도 생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알맹상점의 운영이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리필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어요. 알맹상점은 세제뿐만 아니라 화장품까지 소분해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이런 시도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었죠. 그러다 보니 판매하는 물건 하나하나 납품해줄 업체를 찾기 어려웠어요. 또 소분 판매를 위해서는 용기들을 세척하고 소독하는 작업이 필요한데요. 이를 대행해 줄 업체 역시 찾기 어려웠습니다.

고객분들도 직접 용기를 들고 와서 소비하는 문화가 처음이다 보니 낯설어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설명서가 붙어있더라도 항상 어떻게 구매할 수 있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저울을 처음 사용하는 분도 많은데요. 용기 무게를 먼저 측정하고 세제나 화장품을 담아야 하는데 측정하지 않고 바로 담아오시는 분들도 계셔서 난감한 경우가 꽤 많습니다.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에요.

알맹상점에서는 샴푸, 컨디셔너, 클렌징 오일, 주방비누 등을 포장 없이 판매하고 있다.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갈무리)

Q. 소비자뿐만 아니라 제조사로부터도 포장을 최소화하여 제품을 납품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이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알맹상점의 취지와 맞게 물건을 납품받을 때부터 불필요한 포장 없이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장 없이 판매하는 곳이 많이 없어서 업체를 컨택하고 물건을 받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생산할 때부터 포장되어있는 제품들이 많다 보니 따로 제작을 의뢰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 비용도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포장이 없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개별포장되어 온 경우도 있는데요. 이럴 때는 저희 비용으로 물건을 다시 보내고, 포장 없는 제품으로 다시 받기도 합니다.

Q. 알맹상점이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루리라 생각하긴 어려우셨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행동’하신 건데요. 도전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도전의 모토는 ‘망하더라도 1년 동안 실험을 어떻게든 해보자’였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다음 1년을 준비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희 알맹상점을 찾아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쓰레기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빈 병을 싸 들고 멀리서 찾아오시는 손님들을 보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Q. 알맹상점을 통해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신데요. 몇 가지 소개해주신다면?

저희는 2018년도부터 기부받은 에코백과 종이백을 전통시장 상인분들에게 무료로 나눠드리고 있어요. 손님이 에코백을 안 가지고 오셨을 때 비닐봉지 대신 드리는 것이죠. 지금도 에코백을 드리고 있는 가게가 34군데 정도 됩니다.

이외에도 그리고 다양한 ‘어택’(재활용 촉구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 정수 필터 회사는 다른 나라에서는 필터를 수거해서 재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거조차 하지 않고 있어요. 필터를 충분히 재활용할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만 안 하고 있으니 화가 난 거죠. 그래서 미국처럼 만오천 명 이상 서명을 받고, 필터를 자체적으로 회수했습니다. 현재는 회사에 구체적인 필터 회수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알맹상점 블로그 갈무리

Q. 독자분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는 방법을 소개해주신다면?

거절하는 것! 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운동화를 구매하면 사용하지 않는 여분의 운동화 끈을 빼서 거절하는 것. 소소하지만 필요 없는 물건을 선물로 받기보단 거절하는 것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또한, 본인의 소비를 예상하셔서 용기를 들고 다니세요! 겨울철 따뜻한 붕어빵이 생각나면 붕어빵을 담아갈 용기, 음료를 담아갈 용기. 배달음식을 먹고 싶다면 배달음식을 픽업할 용기 등 이런 용기들을 들고 다니시면 일상생활에서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저희 인스토리즈의 공식질문인데요. 우리가 더 잘 살기 위해 중점을 둬야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더 잘 살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줄여야 합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 쓰레기들이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가치 없이 사용되고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서는 맥시멀리스트가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일회용품을 대신해서 사용할 물건들을 챙겨야 하니까요.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사용되고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의 사용을 거절하고, 조금 더 부지런해진다면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Q. 알맹상점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면 좋을까요?

쓰레기를 더럽게만 보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참하는 문화를 만드는 곳,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알맹상점이 쓰레기에 대해서 누구나 이야기할 수 있으며, 환경에 대한 문제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Q. 최종적인 꿈이 있으시다면?

알맹상점이 아름다운 가게 또는 편의점처럼 곳곳에 생기게 하는 것이 목표이고 꿈입니다. 그래서 일회성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나오지 않는 문화. 무포장이 일반화되는 것이 꿈입니다.

쓰레기가 쓰레기로 끝나지 않고 자원이 순환되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안 보이는 곳에서 쓰레기들을 처리하는 정말 중요한 분들이 직업으로 무시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환경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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