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재무제표를 볼 차례다. 회계를 한다는 건 결국 재무제표를 읽는 것이다. ‘투자의 신’ 워런 버핏은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고 잠재가치를 평가해서 투자 결정을 내린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 하워드 슐츠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고 경영 판단을 내린다. 재무제표 읽기를 정복해서 투자자의 눈과 경영자의 눈을 가진다면, 당신의 직장 생활과 재테크는 200%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재무제표

기업의 재무 상태와 경영성과, 현금 흐름을 알려주는 표! 재무상태표, (포괄)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주석! 감당할 준비 되었는가

먼저 기업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재무상태표를 보자. 재무상태표 회계등식, 자산=부채+자본을 기억하는가?

재무상태표 회계등식

재무상태표는 자산, 부채, 자본을 보여주는 표다. 삼성전자의 2019년 12월 31일 시점 51기 연결재무상태표를 보자.

*연결재무상태표: 삼성전자와 종속기업(자회사)의 재무상태를 합친 재무상태표.

재무제표 중 유일하게 재무상태표만 특정 시점으로 작성한다. 그러므로 재무상태표를 읽을 때는 그 시점이 언제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눈이 어지럽더라도 재무상태표 구석구석을 잘 살펴보자. 단, 너무 가까이 쳐다보다간 숫자들이 매직아이처럼 튀어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자.

삼성전자 연결재무상태표

많은 사람이 재무상태표는 안 읽고 손익계산서만 읽는다. 손익계산서가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손익계산서는 돈을 얼마 벌었고, 얼마 썼고, 얼마 남았는지만 보면 된다. 이에 비해 재무상태표는 상대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참 쉽다.

재무상태표 회계등식을 설명할 때 자산은 기업에 돈을 벌어다 주는 것, 부채는 남의 돈(갚아야 할 돈), 자본은 내 돈(초기투자금+사업 잘해서 남은 돈)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자산이 얼마고, 부채는 얼마고, 자본은 얼마인가? 확인해보자. 자산은 353조 원, 부채는 90조 원, 자본은 263조 원이다. 혹시 자산이 3억 5천 2백만 원으로 봤다면 반성하자. 우측상단을 보면 (단위 : 백만 원)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대략적으로 삼성전자의 재무 상태를 확인했다. 재무상태표에서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이 회사 망할까? 안 망할까? 안정성 평가

재무상태표가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정보는 바로 기업의 안정성이다. 재무상태표가 재무제표 중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은행 때문이다. 은행은 돈을 빌려줘도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할 때 재무상태표를 보고,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 바로 단기유동성 평가다. 자, 그럼 삼성전자의 단기유동성 평가를 해보자.

삼성전자 연결재무상태표

먼저 삼성전자의 유동자산을 확인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유동자산은 181조 원이다. 그리고 삼성전자의 유동부채를 확인하자. 삼성전자의 유동부채는 64조 원이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빚이다. 즉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빚을 감당할 현금이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기업이 아니라 개인도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면 심리적 압박감이 굉장히 클 것이다.

삼성전자의 유동자산은 181조 원, 유동부채는 64조 원으로 유동자산이 3배 많다. 이것을 공식화하면 유동자산 (181조 원 / 유동부채 64조 원)x100 = 282.8%다. 이걸 유동비율이라고 한다. 유동비율은 다른 말로 은행가 비율(Banker’s ratio)이라고 한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유동비율이 200% 이상이면 단기유동성이 무척 양호하다고 말한다. 삼성전자의 유동비율은 282.8%로 수중에 있는 현금이 당장 갚을 빚보다 3배 가까이 많으니 걱정이 없다.

기업이 망하는 이유는 갚을 돈을 못 갚아서다. 빚을 갚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한 현금자산을 가지고 있다면 무슨 걱정이겠는가. 현금자산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땅이나 주식, 기업까지 파는 것이다.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라면 걱정해야 한다. 당장 위기가 오는 건 아니지만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나 경기불황이 닥치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업종은 평균적으로 유동비율이 낮으므로 업종평균과 경쟁기업과 비교해서 평가해야 한다.

유동비율보다 더 엄격하게 단기유동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당좌비율이다. 당좌비율은 당좌자산과 유동부채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먼저 당좌자산을 구해야 한다. 전혀 어렵지 않다.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을 뺀 것이 당좌자산이기 때문이다.

당좌자산은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당장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이다. 재고자산은 판매를 목적으로 제조하거나 사 와서 보유한 자산으로 기업이 마음먹는다고 바로 현금화시킬 수 없다. 골목길에 붙은 ‘사장님이 미쳤어요~창고 대방출’ 아무리 헐값에 내놔도 안 팔리지 않는가? 또 팔리지도 않는 재고가 수두룩하다면 제대로 된 유동성 평가를 한 거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유동자산에서 재고자산을 제외하고 당좌자산만 보자는 거다. 삼성전자의 당좌자산은 154조 원(유동자산 181조 원 – 재고자산 27조 원)이다. 당좌비율은 (당좌자산 154조 원 / 유동부채 64조 원)x100 = 240.6%다. 당좌비율은 100% 이상이면 단기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삼성전자는 당장 갚을 빚보다 당장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이 2.4배나 많다. 무슨 문제가 있을까.

월터 슐로스

유동비율 200% 이상, 당좌비율 100% 이상 부채비율 100% 미만인 기업에 투자해서 원금을 721배 늘린 엄청난 수익률로 워런 버핏의 극찬을 받았던 투자자가 있다. 바로 월터 슐로스다. 전설적인 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의 제자였던 그는 유동비율과 당좌비율로 투자할 기업을 선별했다.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는 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담이지만 월터 슐로스는 워런 버핏과 동문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워런 버핏이 투자했던 회사에 월터 슐로스는 거의 투자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만의 투자원칙을 고수하며 조용하게 편안하게 투자하길 원했기에 고요한 투자자라고 불리기도 했다.

재무상태표를 통한 기업의 단기유동성을 평가해 안전한 회사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빚이 많고 갚을 능력이 안 된다면 위험하지 않겠는가?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을 통해 기업의 돈 갚을 능력을 꼭 체크하자. 계산이 귀찮다면 네이버금융-투자지표나 에프앤가이드 재무비율을 참고하자.

네이버금융 https://finance.naver.com/
에프앤가이드 http://comp.fnguide.com/

글: 윤정용(누구나 회계스쿨 대표)


윤정용은 

회계 비전공자로 갑자기 재무팀에 배치되어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회계 기초’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유용함을 전파하는 ‘누구나 회계스쿨’을 이끌며, 강의와 글쓰기, 유튜브 ‘윤정용의 인생 계산기’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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