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5분 뚝딱 철학> 김필영

코로나19로 일상이 복잡한 지금, 삶의 방향성을 잡기가 쉽지 않다. 오죽하면 모 가수가 소크라테스에게 ‘세상이 왜 이렇게 힘들어’ 하고 물었을까. 철학자의 지혜에 기대보고 싶지만, 두꺼운 철학책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런데 철학을 쉽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 유튜버 김필영 씨다. 그는 유튜브 채널 <5분 뚝딱 철학>을 통해 어려운 철학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철학이라는 딱딱한 콘텐츠를 다루고 있음에도 그의 채널 구독자는 10만 명에 달한다. 철학을 필요로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터. 우리 삶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필영 씨에게 물어본다.

한화손해보험 인스토리즈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유튜브 채널 <5분 뚝딱 철학>을 운영하는 김필영입니다.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되는 철학을 가급적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구독자 수가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철학이라는 다소 내용이 무거운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이 참여해 주신 건데요. <5분 뚝딱 철학> 채널이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1세기 현재에도 많은 사람이 2,500년 전의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남겨 놓은 책들을 읽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들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채널이 생각보다 이렇게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똑같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이 제 영상의 내용에 공감하기 때문일 겁니다. 이것이 본질적인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로는 제가 철학 영상을 군더더기 없이, 가급적 쉽고, 지루하지 않게 만든 점도 있을 겁니다.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는 제가 쓴 책을 홍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책의 내용을 정리해서 유튜브에 올렸었는데요. 그런데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는 겁니다. 그래서 철학을 쉽게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영상의 대본부터 썸네일,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스크립트 작업과 편집 작업 그리고 음악을 선정하는 것은 사실 별개의 작업이 아닙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스크립트를 쓸 때 편집의 방향을 고려하기도 하고, 편집할 때에는 어떤 음악으로 어떤 분위기로 갈지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편집 작업을 외주로 맡기게 되면, 영상의 재미가 없어질 것 같아서 제가 직접 편집 작업을 합니다.

▲<5분 뚝딱 철학> 유튜브 영상 갈무리

현대인에게 철학 공부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철학이 재미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새롭고 독창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은 이미 앞선 철학자들이 해 놓은 이야기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그러한 철학자들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애매모호한 생각을 다듬는 것이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죠.

둘째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자기 생각을 메타적인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철학은 어떤 대상에 대한 이론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어떤 대상에 대한 이론이 “왜” 생겼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이러한 “왜”라는 질문은 본질적으로 메타적인 관점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메타적인 관점을 가진다는 것은 나를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철학을 공부함으로써 자신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저희 라이프스토리 주제이기도 한데요.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더 나은 삶’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행복이 중요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성공이 중요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도덕적으로 사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것은 각자가 무엇에 가치를 두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여기에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삶만이 있을 뿐이죠.

하지만 항상 한 가지는 의심해봐야 생각합니다. 내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정말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이러한 의심이 필요한 이유는,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그것이 사실은 타자가 주입한 것일 수도 있고, 사회가 강요한 것일 수도 있고, 그냥 내가 환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변으로부터 떨어져서 내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가치를 좇는 삶이 의미 있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삶’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삶만이 있을 뿐이죠.”

회사에 다니면서 철학을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철학을 공부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20~30대에는 과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과학 공부를 꽤 했는데요. 그렇다고 전문적으로 했던 것은 아니고 교양 수준의 과학책을 두루두루 읽었던 것 같습니다. 1998년경에 호주의 물리학자인 폴 데이비스의 <시간의 패러독스>라는 책을 읽었는데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겁니다. 그래서 당시에 시간에 대해서 공부를 좀 더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간에 관련된 책을 찾아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에 관련된 물리학책들을 읽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시간과 관련된 철학책들을 읽게 되었고, 이때부터 관심이 철학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에 항상 적극적이신 것 같습니다. 도전을 위한 ‘준비물’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사실 준비해서 되는 것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새로운 일을 할 때 뭐가 필요한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모릅니다. 심지어는 자신에게 자질이 있는지도 모르죠. 많은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일을 시작합니다. 저도 우연히 유튜브를 시작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뤘지만, 단 한 번도 철학 채널로 구독자를 많이 모아 성공하겠다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 채널이 이만큼 성장하리라고는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무언가에 몰두할 시간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공부가 됐건, 다른 무언가가 됐건 말이죠. 저는 20년간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5분 뚝딱 철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5분 뚝딱 철학> 책을 준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책인가요?

지금까지 <5분 뚝딱 철학>에 올린 영상이 80여 개 됩니다. 영상은 시간상으로 나열된 자료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보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죠. 그래서 지금까지의 영상을 시대순으로, 철학 분과별로 정리해서 책으로 엮고 있습니다. 책에는 QR코드를 넣어서 유튜브 영상이 연결되도록 했습니다. 아마 빠르면 올해 12월에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년까지 약 7~80개의 영상을 더 만들면, 또다시 이 영상들을 엮어서 책을 만들 계획입니다.

“철학이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줄 겁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지금의 <5분 뚝딱 철학>처럼 영상을 보다 쉽게 만들어서, 철학이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줄 겁니다. 그래서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나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볼 수 있는 책과 영상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내년 100개 정도 영상을 만들면 서양철학사가 끝나는데, 이후에는 동양 철학이나 예술사를 다뤄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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