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머니(Money) 정보를 보여주는
‘재무제표’ 살펴보기

필자의 책장에 꽂혀있는 책 중에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사경인 저)》라는 책이 있다. 저자는 차트 분석이나 ‘감’만으로 주식매매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재무제표 읽기’가 주식투자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옷을 살 때도 가격표를 보고 비싼지 싼지 판단하는데, 기업의 속 사정도 모르고 주가가 비싼지 싼지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투자를 하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필자도 그런 사람들을 많이 봤다. 어디서 들은 특급정보라며 검증도 안 해보고 덜컥 주식을 사거나, 대기업이니까, 요즘 잘나가는 기업이니까, 옆 사람이 사니까 등의 이유로 주식을 산다. 과거에는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대마불사(대기업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뜻)’라는 말이 있었고, 그게 통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뉴스를 보라. 시장에서 독점 기업에 가까웠던 곳도 한순간에 흔들리는 시대다.

재무제표를 모르고 기업의 주식을 사는 건 투기나 마찬가지다. 쉽게 생각해보자. 친구가 치킨집을 차린다고 나보고 투자를 하라고 한다. ‘우리 친구 아이가’라면서 어깨동무를 하면 투자가 성사될까?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제일 먼저 알아볼 게 있다. 하루에 치킨을 얼마치 팔고, 거기서 얼마를 남기는지 수익성을 판단해야 한다. 남는 장사를 해야 돈이 돌고 투자한만큼 내 몫을 챙길 수 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묻지마 투자’를 해버리면 평생 갈 것 같던 친구관계가 원수가 될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한다고 마음먹었다면 관심 있는 기업이 얼마나 벌고 쓰며, 그중에서 얼마나 남기고 있는지 수익성을 평가해야 한다. 재정상태는 건전한지 부실한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현금 흐름이 잘 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재무제표로 파악할 수 있다.
‘투자의 신’ 워런 버핏도 시간이 날 때마다 재무제표를 한 장이라도 더 본다고 한다. 재무제표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재무제표가 꼭 주식투자에만 유용한 것이 아니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회사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또 내 업무가 재무제표의 어느 부분과 연결되어 있는지 연결성을 파악해 업무에 임할 수 있고, 고객사나 경쟁사의 재무제표를 읽고 분석해서 실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거나 벤치마킹을 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재무제표는 회사가 탄생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돈을 벌거나 돈을 쓴 수많은 거래를 정리해서 재무 상태 및 영업 성과를 볼 수 있도록 정리한 일종의 ‘머니(Money) 보고서’다.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만들었을까? 기업의 주인인 주주와 잠재적 투자자, 자금을 빌려주는 채권자, 세금을 추징하는 국세청 등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다. 재무제표는 기업 멋대로 만들 수 없다. 회계감사와 다양한 법을 통해 관리한다. 재무제표를 보고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는 주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재무제표에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주석’ 이렇게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는 ‘재무제표 4대 천왕’이다. 주석은 4대 천왕을 모시는 비서격이다. 4대 천왕에 관해 궁금한 것은 주석에게 물어보면 된다. 예를 들어 재무상태표에서 유형자산이 전년도보다 증가했다면 주석을 찾아 보면 어떤 자산이 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재무제표 최상단에는 재무제표별 이름과 ‘제 00기 : 날짜’ 가 적혀 있다. ‘제00기’는 쉽게 말해서 회사의 나이라고 생각하자. 예를 들어 삼성전자 제51기와 제 50기는 51세와 50세 때의 재무상태 또는 영업성과를 비교해서 보여준다. 이제 본격적으로 재무제표의 종류와 특징을 살펴보자.

재무상태표(Statement os financial Position)

재무상태표는 특정 날짜에 회사의 건강 상태가 어땠는지를 알려주는 건강검진표다. 자산과 부채, 자본을 통해 회사의 현재 재무 상태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2019년 12월 31일에 건강검진을 하고, 2020년 12월 31일에 건강검진을 해서 1년 전과 현재의 건강 상태를 비교해서 건강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확인한다. 재무상태표만 재무제표 중 유일하게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하고, 나머지 재무제표는 기간을 기준으로 작성한다.
은행은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꼼꼼히 살펴본다. 재무상태표를 보면 이 기업에 돈을 빌려줘도 될지, 당장 상환을 요구할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헬스장에 가면 바로 운동을 하지 않고 체질량 지수부터 측정해 현재 지방, 근육, 수분 상태를 파악하는 것처럼 말이

재무상태표 예시

손익계산서(Profit and Loss Statement)

손익계산서는 1년 동안 회사가 얼마나 벌고 썼는지, 세금은 얼마나 냈는지 등을 통해 영업 성과를 보여주는 성적표이다. 재무상태표는 시점 기준이지만, 손익계산서는 기간 기준이다. 예를 들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얼마를 벌고 얼마를 썼고 얼마가 남았는지를 보여준다

손익계산서 예시

자본변동표(Statement of Changes in Equity)

자본변동표는 1년 동안 회사의 재무 상태 중 자본이 변화한 이유를 보여준다. 자본의 주인은 주주다. 주주는 당연히 내 돈인 자본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익 때문에 증가했는지, 자기주식을 처분해서 변동했는지 자본변동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자본변동표 예시

현금흐름표(Statement of Cash Flow)

현금흐름표는 1년 동안 회사에 현금이 얼마 들어오고 나갔는지를 보여준다. 기업의 현금흐름이 원활한지 궁금하다면 현금흐름표를 봐야 한다. 회사가 생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현금이다. 기업의 손익은 장부에 적혀있는 숫자지만, 현금은 은행에 보관된 실제 돈이니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기업의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의 각 활동 별로 현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현금흐름표 예시

주석(Notes)

주석은 재무제표를 이해할 때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한다. 주석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재무제표를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상장사의 경우 K-IFRS라는 회계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데, 주석의 구체성을 중요하게 본다.

주석 예시

재무제표가 뭔지, 재무제표의 종류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봤다. 이제 실제 재무제표를 읽어보자. 가장 먼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읽자. 내가 일하는 곳이라서 가장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내가 다니는 회사의 ‘머니(Money) 정보’는 잘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예전에 회계강의를 하다가 퇴사를 하겠다는 분이 계셔서 그 분이 다니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같이 읽어본 적이 있다. 그 결과 그 분은 퇴사하지 않고 열심히 회사에 다니고 있다.

재무제표는 회사가 탄생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다. 숫자와 계정으로 기록된 과거와 현재의 역사를 읽지 못한다면, 회사의 미래도 읽을 수 없다. 또 재무제표도 모르고 주식투자를 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글: 윤정용(누구나 회계스쿨 대표)

재무제표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윤정용은 
회계 비전공자로 갑자기 재무팀에 배치되어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회계 기초’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유용함을 전파하는 ‘누구나 회계스쿨’을 이끌며, 강의와 글쓰기, 유튜브 ‘윤정용의 인생 계산기’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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