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진 훌라 강사

이미진 강사는 훌라를 시작하면서 진심으로 자연을 사랑하게 됐다.

여러분, 훌라(HULA) 아세요? 긴 머리카락에 커다란 꽃장식을 하고, 알록달록한 훌라 치마를 입고 춤추는 매혹적인 여인들의 모습, 한 번쯤 보셨지요?
그게 다가 아니에요. 고대 하와이 음악에 맞춰 탄생한 하와이 민속무용인 훌라는 과거에는 주로 종교의식 때 남성들이 추던 춤입니다. 구미인이 하와이로 이주한 뒤부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춤이 됐지요. 참고로 훌라는 하와이어로 춤이라는 뜻이에요. 훌라춤, 훌라댄스 말고 ‘훌라’라고 불러야 맞습니다.
이미진 강사는 취미로 훌라를 시작했다가, 훌라의 매력에 흠뻑 빠져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하와이로 날아가 훌라를 배운 후 지금은 훌라 교습소 ‘카 훌라 오 카 마히나히나(Ka Hula O Ka Māhinahina)’를 이끌고 있어요. 흥겨운 하와이 음악이 흐르는 연습실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카 훌라 오 카 마히나히나(Ka Hula O Ka Māhinahina)’가 무슨 뜻인가요?

하와이 말로 ‘파랗게 빛나는 은은한 달빛’이라는 뜻이에요. 밝게 빛났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그 빛을 담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지은 이름이에요.

어떻게 춤에, 그중에서도 훌라에 관심을 두게 되셨나요?

2007년에 개봉한 영화 <훌라 걸스>를 아세요? 이 영화로 처음 훌라를 알게 됐는데요. 영화 속 인물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치아가 모두 드러날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훌라를 추더라고요. 훌라로 현실을 이겨내는 훌라 시스터즈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죠.
그 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나서 마음을 다잡으려고 취미로 훌라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2010년 미스 알로하 훌라(최고의 여성 훌라 댄서에게 주어지는 영예)로 선발된 마헤알라니 미카(Māhealani Mika) 선생님이 운영하는 하와이 킬로하나(KILOHANA)에서 본격적으로 훌라를 배우고 댄서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어요. 훌라를 제대로 배운 후 <훌라 걸스>를 다시 보니까 여기 나오는 춤 대부분은 타히션(타히티의 민속춤)이더라고요. 이미 저는 훌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난 뒤였죠. (읏음) 

훌라의 어떤 점에 그토록 끌리셨어요?

많은 사람이 훌라는 코코넛 브라와 지푸라기로 만든 스커트를 입고 빠르게 골반을 움직이며 추는 춤이라고만 생각하시는데요. 그보다는 우아한 몸짓과 환한 미소로 이야기를 건네는 춤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하와이의 민속춤인 훌라는 노래 가사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춤이에요. 동작마다 의미가 담겨 있어요. 고대에는 훌라를 종교적으로 활용했어요.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의미를 담은 춤이었지요. 또 문자를 대신해서 손짓과 몸짓으로 당시의 이야기를 담아 후세에 전하는 수단이기도 했고요.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도 훌라의 매력이에요.

이미진 강사와 그가 이끄는 ‘카 훌라 오 카 마히나히나(Ka Hula O Ka Māhinahina) 교습소 학생들

춤에 별로 재능이 없어도 배울 수 있을까요?

그럼요! 제가 운영하는 훌라 교습소에도 5세 아이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훌라를 배우러 오세요. 다만 훌라는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해요. 기교만 뛰어나서는 잘 출 수 없는 춤이거든요. 진정성 있게 감정을 표현하려면 단순히 안무를 익히는 것을 넘어, 음악을 이해하고 가사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훌라 덕분에 삶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원래 저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화려한 번화가를 편하게 느끼고 좋아하던 뼛속까지 ‘도시인’이었어요.
그런데 훌라가 제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면서 정말,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맨발로 흙과 잔디를 밟고, 바람을 느끼며 훌라를 추는 즐거움을 알게 된 후부터 자연에 머무는 순간을 사랑하게 됐어요. 하와이 음악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아리따운 달, 탐스럽게 핀 꽃, 그리고 자연의 향기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곡이 많아요. 이를 훌라로 표현하려고 상상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져요. 언제 어디서든 훌라를 추면서 하와이의 자연에 둘러싸인 듯한 상상을 하면, 순식간에 마음이 행복감으로 채워지더라고요. 지금은 인터넷에서 환경 보호 시위에 참여하고, 샴푸 대신 비누를 써요. 텀블러와 에코백을 챙겨 다니는 게 습관이 됐고요. 후천적 ‘자연인’이라고나 할까요? (웃음)

오늘 연습실에 와 보니까 모두 행복 에너지가 팡팡 솟구치는 게 느껴져요. 문득 훌라를 추니 행복한 건지, 행복해서 훌라를 추는 건지 궁금해지는데요.

아마도 선순환이 이뤄지는 게 아닐까요? 처음에는 치아를 보이며 활짝 웃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훌라를 배우면서 점점 익숙해지더라고요. ‘선생님께 배운 대로 행복한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땀을 흘리다 보니 힐링이 된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끼고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처럼 ‘훌라를 하면서 웃다 보니까 행복이 찾아오는 것 같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많아요. ‘힘든 상황에 훌라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다’는 말도 정말 감사하고요.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훌라를 알려드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생각해보니 학생들 덕분에 행복한 순간이 이렇게나 많네요!

강사님께 훌라는 단순히 춤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제 삶의 가치관에 큰 영향을 줬어요. 이렇게 정의해 보고 싶네요. ‘훌라는 ALOHA(알로하)다!’ 알로하는 만나거나 헤어질 때 하는 하와이 인사인데요. 그뿐만 아니라 사랑과 배려, 조화, 기쁨, 겸손, 인내 등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 단어예요. 하와이에서는 타인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하와이안 스피릿’이자 ‘알로하의 마음’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알로하의 마음을 간직하는 것이 진정한 훌라라고 생각해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그우먼 장도연 씨의 표현처럼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에게 태평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요.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오히려 조금 속도를 늦춰 보세요.
훌라를 배우면서 하와이 사람들을 접해 보니까요. 그들은 자신이 자연에 속해있는 존재임을 알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 행복을 찾더라고요. 주변 사람 중에 앞으로 나아가려고 바쁘게 살다가 갑자기 ‘지금 내가 있는 여기가 어디지?’라고 혼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려고 애쓰며 사는 건데, 그 목표 때문에 일상이 불행해지면 안 되잖아요. 꼭 훌라를 추지 않아도 괜찮아요. 더 멀리, 더 높이 가기 위해서라도 살아가면서 내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는 여러분만의 ‘훌라’를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강사로서는 학생들이 오랫동안 즐겁게 훌라를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휴덕은 있지만, 탈덕은 없다.’는 말처럼 학생들 중에서도 잠시 쉬었다 가도 다시 돌아오는 분들이 많은데요. 가끔 쉬어가면서 천천히, 하지만 오래도록 훌라와 함께하며 활력과 행복을 찾으시길 바라요.
‘훌라인’으로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훌라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 단순히 춤뿐만 아니라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알로하 마인드’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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