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초보에서 회계 담당자로 레벨 업!
실전 회계 기본

회사에서 회계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기업의 모든 활동을 숫자로 기록하고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계 담당자다.

지난 시간에 회계는 자동차에서 ‘계기판’ 역할을 한다고 했다. 회계 담당자는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한다.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보다 차에 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회계 담당자의 시선으로 일한다면 회계를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 회계 관련 자격증에 도전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회계의 개념도 모르던 내가 ‘맨땅에 헤딩’하며 회계를 배워보니 증빙·계정·회계 기준, 이 세 가지를 알면 된다.

첫 번째, 증빙이다.

증빙이라고 하니 어려워 보이지만 영수증을 생각하면 된다. 증빙은 회계의 시작이다. 회계는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일련의 수많은 거래를 장부에 정리한다. 거래가 발생하면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 증빙이 그 역할을 한다. 마치 사건 현장의 CCTV 같은 역할이다.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을 때는 5년 치 증빙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증빙이 회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회계에서 인정받는 증빙을 ‘적격증빙’이라고 하며, 대표적으로 4가지가 있다. 신용카드 매출전표, 세금계산서, 계산서, 지출 증빙 현금영수증이다.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많이 접하는 영수증이고, 최종 결재 부서인 회계팀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증빙이다.

‘신·세·계·지’ 이렇게 기억하자(영화 ‘신세계’를 떠올리면 쉽다). 회계팀은 증빙에 매우 민감하다. 증빙은 거래를 증명하며 법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세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적격증빙이 있어야 인정을 받고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증빙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거래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거래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재무제표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적격증빙을 알고 있으면 혹시 나중에 사업을 할 때 도움이 되니 알아 두는 게 좋다.

두 번째, 계정이다.

회계는 어카운트(Account) + Ing이다. 어카운트는 회계에서 계정을 뜻하며, 여기에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를 덧붙이면, 뭘까? 회계는 ‘계정질’이라는 말이다. 거래가 발생하면 그에 맞는 계정을 사용해서 재무제표를 작성한다. 임직원들에게 월급이나 보너스를 지급하면 ‘급료 및 수당’이라는 계정을, 직원이 회사 업무를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출장을 가면 ‘여비교통비’라는 계정을 사용한다.

계정이란 회사가 돈을 벌고 쓴 것을 직관적으로 설명해주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어를 잘 알아야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것처럼, 계정을 잘 알면 재무제표를 잘 읽을 수 있다.
재무제표에는 계정과 금액만 적혀 있기 때문이다. 또, 팀에서 회계 실무를 한다면 우리 팀에서 자주 사용하는 계정과 중요한 계정을 계정 리스트로 정리해 보자. 거래가 발생하면 증빙을 가지고 회계 시스템에 전표를 입력한다. 그런데 계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회계팀이 호출한다. 회계팀은 정확한 회계 처리와 재무제표 작성을 위해 증빙과 계정의 일치 여부를 꼼꼼히 확인한다. 회계팀에 자주 불려가는 게 뭐 대수냐고?

그렇지 않다. 그런 사람은 평판에 금이 갈 확률이 높아진다. 요즘은 전자결재가 대부분이므로 회계팀에서 반려하면 팀장도 바로 알게 된다. 회계 처리를 정확하게 하고 싶다면, 모르는 부분은 회계팀에 문의하고 자주 사용하는 계정은 팀 계정 리스트로 정리하면 좋다. 계정 리스트는 계정명, 계정 내용, 언제 사용하는지 등을 표로 정리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놓자.

세 번째, 회계 기준이다.

필자는 맥도널드에 자주 간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상하이 치즈버거다. 그런데 내가 사는 동네의 상하이 치즈버거와 다른 지점의 상하이 치즈버거 맛이 다를까? 만약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미각을 가진 것이다. 대부분 지점은 음식 맛이 똑같다. 모든 지점에서 똑같은 맛을 제공하기 위해 만든 레시피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요리에 레시피가 있다면, 회계에서는 재무제표를 만드는 회계 기준이 레시피다.

모든 회사가 자기 입맛대로 재무제표를 작성한다고 가정해보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회사의 장점만 부각하려고 매출, 이익을 부풀리고 악성 부채는 삭제하는 식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할 수 있다. 회계 기준은 모든 회사가 똑같은 방법으로 회계 정보를 만들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회계 담당자는 회계 기준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회계 감사인은 회계 기준에 따라 재무제표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감사하여 감사의견을 낸다. 회계 기준은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사람을 보호하는 중요한 장치다.

회계 기준은 회사의 규모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 스타트업·중소기업은 중소기업회계기준을, 상장기업이나 상장 예정 기업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한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면 K-IFRS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면 유용하다.

증빙·계정·회계 기준을 이해하면 회계를 잘 아는 회계 담당자의 시선으로 일할 수 있다. 팀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고, 재무제표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 바로 내가 자주 접하는 증빙, 우리 팀과 회사에서 중요한 계정, 우리 회사에 적용하는 회계 기준이 무엇인지 살펴보시길.

글: 윤정용(누구나 회계스쿨 대표)


윤정용은 
회계 비전공자로 갑자기 재무팀에 배치되어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회계 기초’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유용함을 전파하는 ‘누구나 회계스쿨’을 이끌며, 강의와 글쓰기, 유튜브 ‘윤정용의 인생 계산기’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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