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으려면 회계하라!”

직장인이 왜 회계를 공부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살아남기 위해서다. 무슨 뜻이냐고? 직장인이 살아남는 길은 승진과 재테크다. 그리고 회계는 이 모든 길을 열어주는 마스터키다.

승진하려면 회계하자

회계는 회사가 돈을 쓰고, 벌고 돈이 남고 모으는 것을 보여주는 기업의 ‘돈 정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대화로 서로를 파악한다. 기업의 실적과 재무 상태를 파악하려면 기업의 돈 정보인 재무제표를 보면 된다.

그래서 회계를 회사의 언어라고 부른다. 회사의 경영자는 재무제표를 보며 회사의 실태를 파악해서 경영 판단을 내린다. 그리고 그 판단 내용에 따라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이 되어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일한다.

회계를 몰라도 일을 할 수는 있다. 운전으로 예를 들어보면, 핸들 앞쪽에 있는 계기판에 표시된 기호와 숫자를 볼 줄 몰라도 운전을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계기판을 읽을 줄 모르면 불편한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엔진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몰라 정비소에 수시로 들러야 한다. 기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몰라 주유소까지 가서 확인해야 한다. 차량 속도를 몰라 앞차의 속도에 맞춰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녀야 하고 말이다.

회계는 계기판이다. 계기판을 볼 줄 모르면 차의 상태를 모르듯, 회계를 모르면 회사의 상태를 알 수 없다. 회사는 임직원들이 회계하길 원한다. 더 명확히 말하면, 회계를 통해 회사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일을 하길 원한다. 회계 데이터와 각종 수치를 이용해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길 원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승진 시험에 회계가 필수과목인 이유가 있다. 사원은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 되지만 관리자는 다르다. 관리자는 회계 데이터를 통해 팀의 실적을 관리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팀의 성과가 향상될 수 있다. 그래야 회사의 실적과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업팀이라면 무작정 계약을 진행할 것이 아니라, 먼저 거래처의 재무제표를 확인하면 대금 지급능력이 있는지 단기 유동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실적에 눈이 멀어 덜컥 납품했다가 돈은 못 받는 상황이 생긴다면 오히려 회사의 손실이다.

또 납품에서 정산까지 매출채권 회수를 빨리 진행해줘야 회사의 유동성과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생산팀이라면 경쟁사의 제품 원가 분석을, 관리팀이라면 경쟁사의 실적과 수익 구조나 운영 상황을 부지런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회사의 생존과 성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다니는 회사의 재무제표는 관심을 두고 읽어보자. 5년 치 재무제표를 엑셀로 직접 작성해 보자. 5년 동안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급증하고 급감한 계정들은 표시해 두었다가 재무팀에 물어보자. 재무제표는 CEO의 성적표다. CEO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는 것이 재무제표다.

재무제표를 읽는다는 것은 CEO와 투자자의 시선으로 회사를 읽는 것이다. 나의 업무가 재무제표의 어떤 계정과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일하자. 내 일과 연결된 숫자의 의미를 알고, 이를 분석해서 일한다면 회사에 이익을 안겨주는 핵심 인재로 거듭날 것이다.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회계하자

서울에서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15~20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가능하다고 한다.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요즘 재테크를 열심히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하지만 회계를 알고 하는 재테크와 모르고 하는 재테크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를 하는데 그 기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주식을 산다면 그것은 투기다. 알고 하면 ‘투자’, 모르고 하면 ‘투기’다. 주식을 산다는 건 그 기업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그 회사가 돈을 잘 버는지, 돈을 잘 남기는지, 현금은 충분한지, 빚이 많은지, 기업이 위치한 시장은 어떤지 등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상장사의 경우에는 전자공시시스템에서 1년에 4번 실적을 공시하고, 사업보고서를 통해 회계감사 의견과 실적 분석 의견, 사업의 내용 등 회사의 상세한 내용을 주주와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보고한다.

이런 내용을 놓치고 주식을 샀다가는 자칫 휴지조각을 살 수도 있다. 상장 폐지될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소리다. ‘투자의 신’이라 불린 월터 슐로스(Walter Schloss)는 틈나는 대로 재무제표를 보며 투자할만한 좋은 기업을 찾았다. ‘투자의 신’도 이렇게 했는데, 하물며 ‘투자 초짜’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회계라는 마스터키는 그냥 작동하지 않는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려야 문이 열린다. 오늘부터 단 10분이라도 회계를 하자. 10분이 쌓이면 1주일에 70분이 되고, 1년이면 60.8시간이다. 회계를 생활화하다 보면 생각보다 더 쓸모 있고 재미있어서, 하루 10분이 20분이 되고, 30분으로 늘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루 중 누구라도 낼 수 있는 단 10분의 시간이 모여 회사에서 핵심 인재로 거듭나고, 열심히 번 소중한 돈을 불릴 수 있다.

회계를 모르는 어제의 당신과 회계를 아는 오늘의 당신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

글: 윤정용(누구나 회계스쿨 대표)


윤정용은
회계 비전공자로 갑자기 재무팀에 배치되어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회계 기초’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유용함을 전파하는 ‘누구나 회계스쿨’을 이끌며, 강의와 글쓰기, 유튜브 ‘윤정용의 인생 계산기’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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