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진 대표는 약 3년 전만 해도 매일 아침 지하철에 무거운 몸을 싣고 회사로 출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BC카드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했다. 소셜 미디어 기획·운영부터 마케팅 기획, 디지털 광고 등 폭넓은 업무를 경험했다. 적성에 맞는 일이었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직장인으로 사는 삶에 회의와 고민도 쌓여갔다. 그리고 과장으로 승진한 후, 그는 미련 없이 사직서를 냈다.

네모난 회사 건물을 박차고 한계 없는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강혁진 대표는 콘텐츠 플랫폼 ‘월간서른’을 만들었다. ‘평생 지금 하는 이 일을 해야 하나?’, ‘앞으로 뭐 하고 살지?’를 고민하는 30대들에게 세상에 다양한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퇴사를 권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삶의 방향이 고민인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진지하게 탐구해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구상한 대로 실행하며 사는 요즘,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는 강혁진 대표를 만나보자.

프로 회사원을 관두다, 월간서른
월간서른은 직장생활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30대들의 모임입니다. 2018년 1월에 소규모로 시작했고, 월 1회 강연 형태로 모임을 이어오고 있어요.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한 시기라서 모임은 자제하고 있지만요. 월간서른은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강연 외에도 유튜브 영상 ‘서른뷰’, 디지털 리포트 등 다양한 형태와 채널로 30대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펴내고 있어요.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
월간서른은 강연자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을 모시지 않아요. 퇴사 후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 위주로 찾습니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 건지 고민하는 30대들이 봤을 때 나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 원하는 일을 잘해나가고 있고, 그래서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고 있는 사람들을 찾고 있어요.

페이스북 한 줄
2018년 1월 어느 날 밤에 페이스북에 “퇴사나 1인 기업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30대 있으신가요?”라는 글을 올리고 잤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까 ‘좋아요’가 100개, 댓글이 50개가 달려 있었죠. 모임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아서 신청을 받았어요. 10명~20명이 신청하면 저 혼자 강연을 하려고 했는데, 신청자가 50명 정도 되니까 긴장되더라고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몇 분 더 모아서 첫 강연을 무사히 치렀죠.

30대에 주목한 이유
30대가 정말 중요한 시기니까요. 20대에는 대학, 졸업, 취업(남자는 군대까지)이라는 큰 산을 넘고 또 넘느라 정신없이 살아요. 30대 초반이 되면 ‘이 길이 맞나?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어요. 소위 말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이라는 뜻의 신조어)’가 오죠. 그런데 그런 고민을 나눌만한 곳은 별로 없어요. 제가 그런 자리를 마련해 보고 싶었습니다.


‘프로 회사원’ 탈출
처음에는 직장 생활에 만족했어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재미있었죠. 그런데 점점 갑갑해지더라고요.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연차가 쌓여서 회사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게 됐지만, 그럴수록 내가 재미있게 일을 한다기보다는 점점 ‘프로’ 회사원이 되어가는 느낌이었죠. 그러다가 ‘이젠 내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 돈은 나가면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0대 중반에 퇴사
저는 입사했을 때 ‘회사에서 10년 차가 되거나, 혹은 마흔 살이 되기 전에 퇴사한다’라고 다짐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내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 봐요. 이 회사에서 평생 일하고 정년퇴직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죠. 그렇지만 언제 어떻게 퇴사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는데, 타이밍이 맞아떨어졌어요.

전환점
퇴사를 결심한 시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맞물렸어요. 회사에 다닐 때 대외활동을 많이 했는데요. 마케팅 강의, 팟캐스트 ‘마케팅 어벤져스’, 퍼스널 브랜딩 워크숍 등 수년간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데, 순전히 재밌어서 했던 일이지만 이것들이 ‘퇴사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직장 생활에 관한 고민이 쌓여갈 때, 마침 과장으로 승진했는데 업무량이 감당 못 할 정도로 늘어났어요. 더는 못 다니겠다 싶었어요. 마침 그해에 결혼해서 인생의 숙제를 마친 느낌도 있었고요. 야근하고 돌아온 날, 자는 아내에게 말했어요. “여보, 나 퇴사하고 싶어.” 아내가 딱 한 마디 하더군요. “해.”(웃음) 그동안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니까 아마 아내도 흔쾌히 동의한 것 같아요.

나의 무기
퇴사를 ‘잘’ 하려고 일부러 준비한 건 없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회사에서 경험한 모든 업무가 정말 크게 도움이 됩니다. 저의 가장 큰 무기예요. 제가 지금 하는 일은 모두 회사에서 해봤던 일을 변형하고 합치고, 확장하는 일이에요. 대외 활동 경험도 튼튼한 밑바탕이 됐고요. 월간서른을 운영하고, 책을 쓰고,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 모두가 그간의 경험들이 쌓인 덕분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는 퇴사 후 잘 살고 있을까요? 후회는 없을까요?

2편에서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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