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시대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다 보면 못생긴, 심지어는 흉측하게 생긴 아기 예수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이러한 아기들을 보고 ‘못생겼다는 표현은 너무 약한 단어일 수 있다. 이 아기들은 높은 콜레스테롤과 주택조합 규칙에 대한 강한 의견을 가진 소름 끼치는 중년 남성처럼 보인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왜 중세 시대 화가들은 아기 예수를 그렇게 이상하게 그렸을까요? 성인 모델에 비해서 아기 모델을 구하기 힘들어서? 혹은 그림 그리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일까요?

▶Antonello da Messina, Madonna and Child, 1460
▶이 작품은 심지어 성모 마리아 보다 아기 예수가 더 늙은것 같아 보여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작품들을 보면, 신성 모독이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요. 하지만 오히려 그림이 그려진 때는 기독교가 유럽 전체를 장악하고 있던 중세 시대입니다. 교회들이 예수님을 이렇게 그리게 놔둔 게 신기하지 않나요?

▶중세 시대 아기들이 이렇게나 커여운데…! 8ㅅ8

이러한 아기들은 라틴어로 ‘작은 사람’을 뜻하는 ‘호문큘러스(Homunculus)’라고 불립니다. (* 모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그 호문*러스 아닙니다.) ‘사실’보다는 의미, 관습 등이 훨씬 중요했던 중세 시기, 아기 예수는 꼭 실제 아기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평범한 인간과의 ‘차별성’을 나타내기 위해, 색다른 외모를 가질 필요가 있었죠. 그래서 오히려 아기 예수를 노안의 아저씨 같은 외모로 그려졌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라도 일반 사람들과는 달라 보여야 했으니까요!


게다가 중세 시대는 기본적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그림 속 인물들이 평범한 어머니와 아기가 아니라, ‘성모 마리아와 예수’라는 사실을 시각적이고 단순한 방법으로 인지시켜야 했는데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중세 시대 아기들은 범상치 않은 외모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니 벤자민 버튼이 생각난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기에 들어서면서, 성화 속 아기들은 급격하게 귀/여/워 집니다. 무엇이 아기들의 외모를 바꾼 것일까요?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3가지로 이야기합니다.

첫째, 비종교 예술의 번성
사실 중세 시대만 하더라도 그림 같은 고가의 사치품은 주로 교회의 요청에 의해서만 그려졌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에 들어서자 돈 많은 상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은 화가들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아이를 그려달라는 의뢰를 하게 됩니다. 이런 부자들은 자신의 아기가 소름 끼치는 중년보다, 실제 모습 그대로 귀엽고 포동 포동 하게 그려지길 원했는데요. 이러한 아기 초상화가 확대되면서, 결국 예수의 묘사에도 포함한 많은 예술의 규범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둘째, 고전 그리스 로마 미술의 부활
르네상스라는 말 자체의 의미가 과거 그리스와 로마 문화의 ‘부활’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는 미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이상과 과학, 수학적 비례 등에 대한 열망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르네상스 시기 화가들은 중세 시대와 반대로, 실제로 보이는 것과 이상적인 아름다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는 좀 더 현실적이고 이상적으로 아름다운, 아기 예수의 모습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셋째, 아이들에 대한 생각의 변화
중세의 부모들은 그들의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쓰여있는 그대로 해석했는데, 너무 가혹하네요.) 조금 더 순화해서 말하자면, 중세 시대까지 ‘아이들’의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어른들 만큼의 지식도 없어 멍청하고, 체력도 힘도 별로 없어서 노동에도 큰 도움이 안 되는,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죠.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 어린이에 대한 관념의 전환이 진행되었고, 이 시기에 아이들은 순진한 동물과 같은 이미지를 얻게 됩니다. 아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태도가 바뀌면서, 아기에 대한 묘사도 변한 것입니다.

▶Correggio, Virgin and Child with an Angel

이러한 변화의 결과, 르네상스 시기 미술에서 아기 예수의 모습은 정말 몰라볼 정도로 귀여워졌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지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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