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여 회계하라! 부르짖은지 벌써 5년, 회계하고 싶은 수많은 직장인들과 함께 회계했다. 심지어 내 강의를 듣고 더 깊이 회계하여, 회계 자격증에 도전하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몇몇 교육생들은 회계관리 자격 시험 만점 인증샷을 내게 보냈는데, 참 뿌듯했다.

이제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누구나 회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강의를 한다.

회계 강의를 마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

‘회계가 이렇게 재밌는지 몰랐어요. 더 공부하고 싶은데, 회계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 좀 추전해주세요’

공부에 가장 좋은 도구는 책이다. 흔히 책을 소비한다고 하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책은 소비가 아니라 투자다. 회계에서 소비는 손익계산서의 비용으로 잡혀서 손익에 영향을 끼치지만, 투자는 재무상태표의 자산으로 잡혀서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 책은 나의 역량을 강화시켜서 내 주가를 높일 수 있는 무형자산 투자다.

투자에는 성공만 있으면 좋겠지만 실패도 있다. 카카오가 멜론을 인수해서 무형자산-영업권이 증가했지만, 매년 수천억 원의 손상차손(기대보다 돈을 벌지 못해서 손실을 반영)이 발생하고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그저 베스트셀러라고 골랐다가 라면 받침대로 쓰이거나 장식용으로 쓰이지 않는가?(지금 당장 책장을 보라). 나의 가치를 높여주기 위해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잘 골라야 한다.

그래서 각자 수준에 맞는 책을 레벨별로 추천해보려고 한다.

다들 게임을 해봤다면 처음부터 엄청나게 강한 끝판왕 보스랑 싸우지 않는다. 레벨 0부터 약한 적을 이겨나가며 아이템을 얻어서 레벨 업하고 중간보스를 이기고, 또 강해져서 끝판왕 보스와 싸운다.

이제 막 회계한다면, 레벨 0부터 시작하자.

레벨 0 : ‘직장인이여 회계하라(윤정용, 덴스토리)’

<직장인이여 회계하라>는 필자가 처음으로 쓴 회계 입문서다. 필자는 회계 비전공자로 회계의 뜻도 모르고 삼성 에스원 재무팀에 들어가 험난한 광야생활을 했다. 낮에는 사수에게 깨져 가며 회계 실무를 했고, 밤에는 인강과 기초회계 책을 읽으며 공부를 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론과 실무가 크로스~!하는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게 있다. 회계 공부를 쉽게 포기하는 이유는 회계 전부를 배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가 될 게 아니라면, 또 재무팀에서 일하지 않는다면 회계의 20%만 공부해도 충분하다. 필자는 이걸 회계 파레토 법칙(회계 8020법칙)이라고 부른다. 회계 이론 20%만 알아도 실무 80%가 커버가 된다는 이론이다.

<직장인이여 회계하라>를 읽으면 당장 재무팀과 맞짱 뜰 수 있을 정도로 기초와 실무를 버무려 담았다.
이 책을 읽은 독자가 ‘내가 끝까지 읽은 회계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란 댓글을 남겼다. 회계라는 링에 오른 당신에게 회계 공부를 시작할 때 필요한 용기를 줄 것이다.

레벨 1 : ‘회계학 콘서트(하야시 아츠무, 한국경제신문)’

회계학 콘서트는 5권까지 출간됐는데, 1권만 읽어도 충분하다. <회계학콘서트 1권>은 스토리텔링 형식이라 쉽고, 챕터마다 배운 내용들을 정리해주 는 데 그게 참 유용하다. 직장인이라면 의사결정을 위한 관리회계 공부가 필요한데, 회계학콘서트는 재무회계뿐 아니라 관리회계 지식도 제공한다.

특히 만두 가게와 프랑스 고급 레스토랑, 어느 쪽이 더 돈벌이가 될까? 에서 이익구조와 손익분기점 분석법을 설명해 주는데 탁월하다. 직장인이라면 손익분기점 계산이나 분석을 명확하게 알면 분명 도움이 된다. 만화로 보는 회계학 콘서트도 있었으나 슬프게도 절판이다.

레벨2 : ‘대한민국에서 제일 쉬운 7일 완성 재무제표 읽기(윤정용, 비즈니스북스)’

회계는 비즈니스 언어다. 회계를 수학공부하듯이 공부하면 반드시 포기한다. 회계는 말을 배우듯 배워야 한다. 그래서 영어회화하듯 회계하면 어떨까? 고민에서 시작해서 쓴 책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쉬운 7일 완성 재무제표 읽기>다. 회계 책은 읽었지만 거기서 끝이고,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들어가 재무제표 하나 다운로드해보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어도 써먹지 않으면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쉬운 7일 완성 재무제표 읽기>는 재무제표를 읽기 전에 필요한 문법과 재무제표를 볼 수 있는 전자공시시스템 활용법, 그리고 각 재무제표 별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제일 좋은 점은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어떤 화면을 보고 있는지 책의 이미지만 보고 클릭 클릭 따라 하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5월부터 새롭게 개편된 전자공시시스템(NEW DART)을 반영했다.

이 책이 재밌는 점은 각 챕터마다 수록한 회계 회화다. 재무제표에서 배운 회계 용어로 센스 있게 표현할 수 있고 친구와 수다를 떨 수 있다.

구성은 6일 동안 재무상태표-손익계산서-현금흐름표까지 재무3표 읽기를 마친다. 6일이면 회계티브(회계 원주민)가 되므로, 마지막 7일차에 재무제표 실전 스피치에 도전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의 최근 재무제표를 가지고, 회화의 끝판왕, 실전 스피치를 함께 할 수 있다.

이 책으로 편의점 드나들듯 전자공시시스템 사이트에 드나들면서 밥 먹듯 재무제표를 읽었으면 좋겠다.

레벨 3 :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김수헌&이재홍, 어바웃어북)’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의 장점은 꼭 필요한 회계 이론과 최신 회계 이슈를 함께 다뤘다는 점이다. 회계입문서를 잘 보면 옛날 사례를 다룬다거나, 일본이나 미국 사례여서 아무 도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책을 넘겨보면 귀여운 그림과 사진이 많아서 얼핏 쉬워 보이지만 내용은 만만치 않다. Pre MBA 수준이어서 레벨 3로 선정했다.

예를 들어 바이오 기업들의 개발비 회계 처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매출보다 큰 당기순이익? 등 최신 회계 이슈들이 재무제표와 숫자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설명해 주기때문에 당장 써먹기에도 참 좋다. 많은 사례가 있으니 내 회사에 맞는 사례를 찾아보면서 재무제표를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레벨 2 <대한민국에서 제일 쉬운 7일 완성 재무제표 읽기>를 읽고 이 책을 읽는다면 재무제표 독해력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레벨 4 : ‘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박동흠, 부크온)’

회계 책 시장에서 박회계사 브랜드는 강력하다. 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박회계사의 사업보고서 분석법, 박회계사의 완벽한 재무제표 활용법 등등등 박회계사 시리즈가 있을 정도다. 저자 박동흠 회계사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가 높다.

특히 <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은 재무팀 실무진이라면 꼭 읽어야 한다. 각 재무제표에서 핵심 계정들이 무엇이고 분개로 장부의 차변 대변에 어떻게 박히는지 실무의 흐름도 배울 수 있다. 내가 실무를 할 때 이 책이 있었다면 겨드랑이에 껴고 실무를 했을 것이다.

이 책으로 재무제표 읽기를 시작했다면 굉장히 어렵겠지만, 레벨 0부터 레벨 3까지 차근히 읽어왔다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는 책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마지막 챕터로 수록한 [핵심 포인트 총정리 : 투자자 입장에서 재무제표 보는 법]을 꼭 읽어보자. 저자가 주식투자에 정통했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중요한 인사이트를 선물한다.

레벨 5 : ‘재무제표를 모르고 주식투자하지 마라(사경인, 베가북스)’

레벨 4까지 읽었다면 재무제표 읽기는 충분하다. 재무제표 읽기를 써먹어야 하지 않을까? 가장 좋은 건 주식투자다. 이 책은 <재무제표를 모르고 주식투자하지 마라> 제목 그대로다. 주식투자를 한다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주식투자는 대박이 목표가 아니라 내 소중한 돈을 잃지 않아야 한다.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 절대 투자하지 말아야 하는 기업을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재무제표가 중요하고, 감사보고서가 중요하다. 그럼 무작정 재무제표만 읽으면 될까? 재무제표에 척척박사인 회계사들이 돈을 제일 많이 벌지 않겠는가? 저자는 재무제표를 밥 먹듯 보는 회계감사인이 왜 주식투자에 많이 실패하는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회계감사인과 투자자의 재무제표 분석 방법은 다르다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준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비싼 가격에 사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다들 우량주를 샀다가 오랜 시간 물려서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된 경험 있을 것이다. 좋은 주식을 싸게 사야만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저자는 기업의 적정가치를 계산하는 S-RIM 방법을 설명한다. 기업의 적정가치를 계산하면 현재 주식가격이 비싼지 싼지 수치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매수 매도 결정시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투자를 위한 재무제표 바이블’이라는 별명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책이다.

레벨 6 : ‘기업공시완전정복(김수헌,어바웃어북)’

전자공시시스템(다트)은 24시간 공짜로 열려 있다. 누구나 이곳에 오면 기업의 공시를 확인할 수 있다.

공시 제도의 목적은 주식 거래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항을 누구나 똑같은 시간에 공평하게 알려서 공정한 시장 가격을 형성하는 데 있다.

공평해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 불공평하다. 공시가 의미하는 것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공시 하나로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므로, 재무제표 분석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기업이 실시간으로 공시하는 내용을 읽고 파급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공시 완전정복>은 공시에 담긴 정보의 의미를 알려주고 어느 정도 파급력이 있는지 알 수 있도록 정확하게 보여 준다. 기업의 경영 전략과 의사 결정의 의미를 알고 싶다면 이 책으로 공부하는 걸 추천한다. 이 책의 저자는 경제전문기자로 활약했고 굴지 그룹들의 검은 거래를 파헤친 특종 기사로 기자 협회 기자상을 두 차례나 받았다. 김수헌 저자가 쓴 ‘기업 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도 추천한다.

레벨 0부터 레벨 6까지 7권의 책을 추천했다.  본격적으로 회계하고 싶고, 재무제표를 읽고 분석하고 공시를 읽어서 투자의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7권의 책을 꼭 읽어 보자.  7권을 읽기 전과 읽은 후 당신의 주가와 투자 성과는 분명 다를 것이며, 회계 전문가 수준의 내공에 다다를 것이다.


윤정용은

회계 비전공자로 갑자기 재무팀에 배치되어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회계 기초’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유용함을 전파하는 ‘누구나 회계스쿨’을 이끌며, 강의와 글쓰기, 유튜브 ‘윤정용의 인생 계산기’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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