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화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유니콘 기업에서 미국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쿠팡의 재무제표를 살펴봤다. 더 이상 쿠팡을 유니콘 기업이라 부를 수 없다. 유니콘 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조가 넘는 비상장기업을 말하기 때문이다. 쿠팡은 뉴욕 증시 입성 첫날 시가총액 100조 원을 넘겼고, 더 이상 비상장 기업이 아니다. 참고로 기업가치가 10조 원인 비상장기업을 데카콘, 100조 원인 비상장기업을 헥토콘이라고 부른다.

쿠팡의 재무제표를 보면 경이로운 성장성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다. 수익성이란 한 마디로 남겨먹느냐다.

쿠팡은 얼마나 남겨 먹고 있을까?

쿠팡의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재무상태표에서 자본총계를 가져와서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률, ROE를 계산해보자.

각 수익성 지표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영업이익률: 영업해서 얼마 남니?
당기순이익률: 최종적으로 손에 얼마큼 쥐니?
ROE(자기자본이익률): 주주의 투자수익률은 얼마니?

그런데 쿠팡의 수익성 지표를 보면 눈물이 나온다. 마이너스, 마이너스, 마이너스. 전부 마이너스기 때문이다. 2020년에 ROE 397%인 이유는 당기순이익 마이너스, 평균 자기자본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나온 수치다. (ROE = 당기순손익/평균자기자본 x 100)

남겨 먹기는커녕 자기가 먹을 것도 내어 주고 있는 꼴이다. 새하얗게 불태웠던 허리케인 조처럼 말이다.

출처 : 와디즈

울컥하지 않는가? 계속된 적자 때문에 자본이 마이너스를 넘나들고 있다. 자본이 마이너스가 되는 상태를 자본잠식이라고 한다.

간단히 생각해 보자. 당신이 사업을 하는데, 계속 손실이 발생하는 데 사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건 매출이 엄청나게 늘어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계속 그렇지 않는다면 갑자기 소름이다. 만약 강력한 경쟁상대가 나타나서 매출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한다면, 어퍼컷 맞은 복서처럼 휘청거리거나 KO 당할 수 있다.

쿠팡이 상장을 한 이유도 결국 자금 때문이다. 계속 사업을 하기 위한 막대한 운전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유니콘 기업이었던 쿠팡이 이런데 과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은 유니콘 기업이 있을까? 있다. 분명 있다.

내가 찾은 회사의 성장성 지표를 보자.

이 회사의 별도 재무제표를 다운로드한 후 재무상태표에서 자산총계, 유형자산을 가져오고,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가져왔다. 총자산증가율, 유형자산증가율, 매출액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당기순이익증가율을 계산했다. 14화에서 증가율로 끝나는 지표가 성장성 지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역시 쿠팡 못지않게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총자산이 16년 대비 11배 증가했고, 유형자산은 16년 대비 666배 증가했다. 

매출액은 매년 두 자릿수 넘게 증가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건 20년이다. 매출액은 43%나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31% 감소했다. 보통 매출이 증가하면 영업이익은 더 증가해야 한다. 왜 감소했을까?

20년 감사보고서 주석을 보면, 회사의 수익의 유형이 나온다. 상품 매출로 1,722억 원 수수료 매출로 1,233억 원, 기타 54억 원이다. 상품 매출은 회사의 상품이 팔린 매출액이고, 수수료 매출은 이 회사의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의 제품이 팔릴 때마다 받는 수수료 매출액이다. 이 회사는 원래 수수료 매출이 전부였었다. 수수료 매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입점업체 매출이 1,000억 원이라면 수수료 매출로 가져가는 건 30%, 즉 300억 원 정도다. 자기 상품을 팔면 매출이 100% 잡히므로 매출 증가를 위해서는 자기 상품을 팔아야 한다. 마치 쿠팡처럼 말이다.

회사가 상품 매출 중심으로 방향을 트면서, 19년만 해도 둘이 비슷했는데, 20년엔 약 500억 정도 상품 매출액이 더 커졌다.

수수료 매출 때는 내 제품, 내 상품이 아니라서 판매수수료만 챙기면 됐지만, 상품 매출은 상품도 사와야 하고, 재고도 관리해야 하고, 운송비용도 발생하고, 그래서 물류창고도 지어야 하고 직원도 뽑아야 하고, 각종 비용들이 우수수 쏟아진다.

이 회사의 수익성 지표를 보자.

전부 빨간색. 아주 흐뭇하다. 잘 남겨 먹고 있다. 부모가 자식이 잘 먹는 거 보면 흐뭇하듯, 내 자식은 아니지만 이 회사의 수익성 지표를 보니 흐뭇하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16년을 넘어 17년부터 수익성이 아쉬워진다. 20년에는 급격히 아쉽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 ROE가 19년 대비 반 토막이다.

재무제표 주석에 보면 비용의 성격 별 분류를 볼 수 있다. 19년 대비 101억 원 증가했다. 특히 급여, 감가상각비, 광고선전비는 2배가 증가했다.

재고자산의 변동과 매입을 합하면 상품 매출의 원가를 계산해볼 수 있다. 20년 상품매출원가는 1,228억 원으로 상품매출액 1,722억 원과 비교하면 상품매출원가율은 71.3%다. 의류업체 원가율 치고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MLB, 디스커버리 브랜드를 판매하는 F&F의 원가율은 35% 정도 된다.

무섭게 성장했고, 수익성이라는 강철 방패도 가지고 있는 회사지만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얼마나 남길 수 있는지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 회사가 어디인지 궁금한가?

바로 무신사다.

출처 : 무신사 홈페이지

무신사는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려갈까? 무신사의 종속기업이 20년만 기준으로 11개에 달하고, 올해에도 스타일쉐어, 29cm를 인수했다. 무신사의 상품매출은 계속 늘어날까? 수익성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 무신사는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특정 고객 대상 쿠폰 발행과 이벤트 이미지 논란과 같은 악재로 무신사의 창업자 조만호 대표가 사임했다.

무신사는 무거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무신사의 성공 여부는 결국 재무제표로 드러날 것이다.


윤정용은

회계 비전공자로 갑자기 재무팀에 배치되어 겪은 생생한 경험을 밑거름 삼아 ‘회계 기초’ 전문 강사로 거듭났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유용함을 전파하는 ‘누구나 회계스쿨’을 이끌며, 강의와 글쓰기, 유튜브 ‘윤정용의 인생 계산기’ 운영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직장인이여 회계하라》,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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