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용어 중에는 賠償과 報償이 있다. 배상과 보상은 어감이 비슷하고 무언가 준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말이다. 배상은 남에게 잘못을 한 것에 대한 손해를 보전해 주는 것을 말하고 보상은 어떠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남의 집 유리창을 깨어서 그 손해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배상이고, 시험공부를 열심히 한 대가로 합격을 하는 것은 보상이다. 이 두 경우에 배상과 보상을 바꿔서 사용한다면 어색한 표현이 된다.

이 배상과 보상을 보험에 적용한다면 자동차배상보험, 영업배상보험, 음식물배상책임보험 등의 배상보험은 가입한 피보험자가 누군가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부담해야하는 배상책임을 보험사가 피보험자 대신 부담하여 피해자에게 배상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고 시 금전의 거래는 보험사와 피해자 간에 발생하지만 피보험자는 보험사가 대신 부담한 배상책임액만큼의 경제적 손실을 보험사로부터 보전 받음으로써 보험의 혜택을 받는 것이다. 

암보험, 실손보험 상해보험처럼 피보험자에게 보험사고(암진단, 병원진료, 상해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피보험자 또는 수익자에게 보험사가 해당 보험사고 시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은 보험사가 피보험자에게 보상을 하는 것이다. 즉 보험사의 금전 나는 이 내용을 강의에 가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남이 낸 보험료로 보험금을 받으면 배상, 내가 낸 보험료로 보험금을 받으면 보상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차이는 배상에 있어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지만 보상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 손해사정에 대한 문의 내용들을 보면 보험사고와 청구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음을 느낀다. 10년 전 처음 손해사정을 시작했을 때는 보험사고 내용이 교통사고, 암, 장해. 이 세 가지 주제를 벗어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요즘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배상책임보험 사고에 대해 문의를 받고 있다. 미용실 염색 중 생긴 두피손상부터 강아지한테 물린 사고, 식당에서 식사하다가 이가 부러진 경우 등 상당수가 배상책임사고에 해당한다.

배상을 원하는 피해자이거나 배상을 청구 받은 가해자들의 문의가 오면 항상 되묻는 질문이 있다. “가해자가 배상보험 접수를 해주었나요?” 또는 “배상보험에 가입되어 있나요?” 금액부터 시시비비까지 다양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의 대부분의 문제는 가해자(피보험자)가 보험을 접수하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해결이 되기 때문이다. 민사소송 없이도 판례에 근거한 과실적용이 가능해지고, 가해자의 채무변제능력과 무관하게 보험사가 채무를 변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배상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사례가 여전히 많고, 가입했다 하더라도 어떤 경우가 보험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 보험처리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다음 시간에는 왜 가급적 배상책임 보험가입을 해두는 것이 좋은지, 실제로 배상책임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어떤 과정으로 보험처리가 이루어지는지 사례를 통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수현은

올해로 손해사정사 10년 차를 맞이한 그녀는 보험설계사 70차월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현장과 소비자가 알아야 할 보험 상식 및 현장 사례를 테마로 보험사 및 공기관 등에서 강의를 해왔고 의학학술대회의 연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하늘손해사정법인 대표로 재직 중이며 한국보험신문에 ‘보험 아는 만큼 보인다’를 연재, 블로그 ‘보험사용설명서’와 유튜브 ‘보험 그녀’를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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