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서는 증여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소위 금수저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도 쉽게 사례를 볼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오해가 생기는 이유가 증여의 대상을 목돈에 한정해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놓치기 쉬운 증여 대상과 혼동하기 쉬운 예까지 조목조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도 증여라고?

1. 증여 후 대신 불려준 자산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자녀에게 가치주를 증여하는 전략이 인기라고 합니다. 반면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계속 보유만 하는 전략으로는 주식을 불리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금 2천만 원을 자녀 명의의 주식계좌로 증여하고, 부모가 직접 주식을 사고팔아 재산을 늘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주식투자에 성공하여 주식 계좌 잔고가 2천만 원에서 2억 원이 되었다면, 증가한 금액에 대해서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습니다. 국세청에서는 스스로의 노력이 아닌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재산이 늘어난 경우도 증여로 보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늘어난 금액에 대한 증여세는 처음 2천만 원을 증여했을 때 증여신고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2. 대신 내준 증여세

부동산은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손꼽히는 대표적인 자산입니다. 그래서 세금이 나오더라도 가치가 상승할 부동산을 자녀에게 일찍 증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만약 아버지가 미성년자 자녀에게 10억짜리 부동산을 증여할 경우 세금은 약 2.27억 원 정도 나옵니다. 대부분의 미성년자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증여세 2.27억 원도 아버지 혹은 다른 누군가가 대신 납부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대신 납부한 세금 2.27억 원도 증여입니다. 따라서 대신 납부해 주는 세금까지 포함해서 증여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3. 대신 갚아준 부채

부동산을 증여할 때 부동산과 관련된 부채를 같이 증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채도 같이 넘기는 방식의 증여를 부담부증여라고 하며 대표적인 부채가 전세 보증금과 주택 담보대출입니다. 이러한 부채도 증여할 때 같이 넘긴다면, 부동산을 증여받는 사람이 미래에 해당 부채를 갚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렇게 부담부증여로 전세 보증금이나 주택 담보대출도 같이 자녀에게 넘겼지만, 세입자가 나중에 이사 갈 때 부모님이 전세 보증금을 대신 돌려준다거나 주택 담보대출에 대한 이자비용을 부모님이 계속 납부한다면 해당 부채에 대해서도 증여로 보게 됩니다.

4. 분할 증여

증여재산공제액인 2천만 원을 일시에 증여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매월 소액을 자녀 앞으로 적금을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증여입니다. 이 경우 정기적으로 매월 증여한 소액에 대해서 매월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계속 증여할 전체 금액을 현재가치로 할인하여 합한 금액을 현재 시점에 한 번만 신고하면 됩니다. 만약 10년간 매월 적금할 금액의 합계가 2천 원을 넘더라도 이를 현재가치로 할인하여 합한 금액이 2천만 원 미만이라면 증여세액은 없습니다.

이건 증여가 아니에요

1. 혼수, 축의금

자녀에게 증여하는 이유는 자녀가 독립해서 살 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하는 부모의 마음 때문이겠죠. 그래서 자녀에 대한 증여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시기가 결혼할 때입니다. 대부분 사회 초년생일 때 결혼을 하는데 아직 경제적 여력이 없는 자녀가 기본적으로 살 수 있도록 부모님이 사회통념상 지원해 주는 혼수 비용은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또한 결혼을 축하한다고 가족, 친인척들이 축의금을 줄 수도 있는데, 축의금 또한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증여로 보지 않는 혼수비용과 축의금은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상식선의 금액입니다. 지원해 준 혼수비용이 몇 억, 또는 할머니가 주신 축의금이 수천만 원이라면 증여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사회통념상 타당한 금액, 상식선의 금액의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금액 기준은 없습니다. 재벌 가정에서 생각하는 평균적인 축의금 금액과 일반 가정에서 생각하는 평균적인 축의금 금액이 다른 것처럼, 적정 금액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이혼 시 위자료

결혼의 반대인 이혼의 경우에도 자산의 이동이 일어납니다. 바로 위자료입니다. 위자료는 겉보기에는 대가 없이 자산의 명의를 이전하는 것 같지만, 위자료는 이혼으로 인한 정신적 또는 손해배상의 대가라고 보아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다만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위장 이혼하는 경우, 이혼의 사기 또는 거짓 혐의가 인정된다면 위자료도 증여로 볼 수 있습니다.

증여신고 꼭 해야 하나?

증여재산공제를 이용하면 세금이 안 나오게 딱 맞춰 증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세금이 없기 때문에 증여 신고를 하지 않아도 가산세가 없어 당장의 불이익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증여세 신고를 하시는 게 좋습니다. 국세청은 자산을 처음 증여 한 날을 증여 시점으로 보지만, 그 증여 시점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면 해당 자산을 사용한 날 증여했다고 봅니다. 자녀에게 증여세 신고 없이 증여한 2천만 원의 주식이 미래에 2억 원이 되었을 때 자녀가 주식을 처분하여 계좌에서 인출한다면, 인출한 날을 증여 시점으로 보아, 2억 원에 대해서 증여세가 계산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증여를 했다면 혹은 증여를 받았다면 세금이 없더라도 꼭 신고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증여로 신고한 자산은 증여받는 사람의 자산으로 인정되므로 훗날 자금 출처 대상에서 제외될 수도 있습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증여하는 사람은 세금 없이 증여를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국세청은 세금 없는 불법적인 증여를 막기 위해 증여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봅니다. 그 결과 위에서 제시한 증여 사례뿐만 아니라 증여로 보는 범위는 굉장히 넓습니다. 내가 한 행위가 증여인지, 증여라면 증여세 계산은 어떻게 하는지 또는 또 다른 증여 사례가 궁금하다면 가까운 세무사 사무실을 방문하여 상담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세무사가 알려주는 오늘의 세무 Tip>

증여 Tip 첫 번째, 어떤 자산을 증여할까요?

증여세는 증여 시점의 가치에 세액이 계산됩니다. 따라서 절세 측면에서만 본다면 미래에 가치가 상승할 자산을 증여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증여 Tip 두 번째, 주식을 증여하고 싶다면?

가치가 상승할 자산이라고 하면 요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가 많은 주식을 먼저 생각하실 텐데요. 증여재산공제를 이용하여 미래 가치가 유망한 주식 2천만 원어치를 어린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증여재산공제 2천만 원이 적용되어 증여세는 0원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증여하는 주식의 가치 산정입니다. 세법에서 상장 주식의 가치는 증여 시점의 주식 가액이 아니라 증여일 기준으로 증여 전/후 2개월 평균가액으로 계산됩니다. 이렇게 계산된 주식 가액이 2천만 원 이하여야 증여 시 증여세가 없습니다.

삼성전자 주식을 19년 3월 23일에 세금 없이 증여하려면 증여 주식 수는 390주입니다. 세법상 19년 3월 23일 주식 가치는 390주*52,496원(증여일 전/후 2개월 평균 가액)=20,473,440 원입니다. 여기에 증여재산공제 2천만 원을 공제해 주면 과표는 473,440원입니다. 증여세법상 과표가 50만 원 미만일 경우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증여세는 0 원입니다.

위와 같은 상장 주식 증여 가액 계산 방법이 어렵다면 자녀에게 현금 증여 후 자녀 명의로 주식을 구입해도 됩니다. 이때도 증여세는 동일합니다.

증여 Tip 세 번째, 증여재산 세액공제를 이용하여 자녀에게 세금 없이 추가 증여하는 방법

자녀가 16세때 2천만 원 증여, 21세 때 추가 3천만원 증여 시 증여세는?

미성년자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재산공제는 2천만 원, 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재산공제는 5천만 원입니다. 부모님에게 증여받을 경우, 자녀가 미성년자에서 성년으로 넘어갈 때 증여재산공제가 늘어나는 것을 이용하여 추가 증여를 한다면 세액은 0원이 됩니다.


김덕화는

세무사 경력 8년 차로 세무법인, 일반 제조업 재경팀에서 근무하였다. 기장, 상담, 자문, 세무조사, 신고대리 업무를 해왔으며, 여의도로 사무실을 이전한 뒤 직장인들의 세금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상담을 하면서 비전문가,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세금에 대해 무턱대고 어렵다고 느끼는 것을 보고 좀 더 쉽게, 친숙하게 세금을 설명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를 하다가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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