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았다! 내 잎, 클로버 (91*116.5 acrylic on canvas 2021)>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기분 좋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봄이 찾아왔다. 근처 공원이나 집 앞 놀이터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반려동물 가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늘어나는 수만큼 함께하는 라이프 스타일도 다양해지는 가운데, 본인의 반려동물이 뮤즈가 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하는 반려동물 팝 아트 작가를 소개한다.

조원경 작가는 반려견의 존재가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작품 활동을 통해 그 사랑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그녀의 이야기, 더불어 더 나은 삶에 대한 그녀만의 고민에 집중해본다.


1) 한화손해보험 인스토리즈 독자분들께 작가님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동물과 꽃을 그리는 작가 ‘조원경’입니다. 저는 주로 후각이 발달된 “개”와 함께, 향기로운 “꽃”을 그리고 있는데요. 후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개”들이 그들만의 향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후각이 아닌, 시각으로 “개와 꽃”을 그리고 있는 작가입니다.

2) 작가 노트 중, “나에게 반려견은 옆에 있는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어 주며, 내 삶의 동반자이자 가장 친한 벗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반려견 코비와의 첫 만남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어릴 때부터 저희 집은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과 생활해왔기에 ‘반려견’이라는 존재는 ‘가족’ 그 자체였어요. 하지만 키워왔던 강아지들이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강아지 없는 3년 정도의 공백 기간이 있었습니다. 강아지들과 몇 번의 이별을 통해 쌓인 슬픔으로 결국 부모님은 더 이상 강아지를 키우지 않으려고 하셨어요. 오랜 기간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3년이란 공백은 저희 가족들에겐 많이 힘들었던 시간으로 남아있어요. 아이들이 없어 서늘해진 집안 분위기도 견디기도 힘들었고요.

<조원경 작가 반려견 ‘코비’>

그러던 어느 날, 등굣길 충무로에 즐비한 강아지 숍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저를 반겨주는 강아지들과 달리 저 멀리 한편에 격리되어 있는 유난히 작고 마른 강아지가 눈에 들어왔어요.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그 강아지는 바르르 떨고 있었죠. 저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계속 눈길이 갔나 봐요. 한참을 쳐다보고 있던 중에 숍 주인분이 한번 안아보겠냐고 묻더라고요. 막상 품에 안아보니 갈비뼈가 그대로 만져질 정도로 마르고 약한 강아지였습니다. 안고 있던 아이를 내려놓고 숍에서 나와 100미터쯤을 걸어가는데, 그 짧은 거리를 걷는 동안 등을 쓰다듬었을 때 느껴졌던 아이의 미세한 떨림과 자꾸만 기억나는 아이의 눈망울까지. 모두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한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작은 생명이 결국 누군가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렵고 걱정이 되어 다시 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저의 천사, 코비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3) 코비를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반려견을 그려주는 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데, 혹시 반려동물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일화가 있을까요?

어린 시절부터 ‘그림’과 ‘강아지’는 저와 항상 함께 했습니다. 예술고등학교를 입학할 만큼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지금까지 10마리 이상의 강아지를 키워왔을 만큼 강아지도 제 성장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어요.

미술 대학을 졸업하고 개인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처음에는 난민 어린이들의 얼굴을 그렸습니다. 주로 큰 캔버스의 작업들이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휴식 겸 저의 반려견 코비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유화로, 아크릴화로, 색연필화, 수채화로 등 다양한 재료들로 코비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사랑하는 대상의 모습이다 보니 작업하면서도 더욱 애착이 갔고 즐거웠습니다. 더욱 다양한 코비의 모습을 담고 싶은 생각이 들다 보니 코비의 작품들이 점차 많아졌고 코비 이외의 강아지 모습들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도 대부분의 작업이 반려동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내 잎 클로버2 ‘Good’, (50*50 acrylic on canvas 2021)>
<내 잎 클로버2 ‘Hope’, (50*50 acrylic on canvas 2021)>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강아지의 존재가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과 그들이 주는 행복과 큰 사랑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이런 마음을 바탕으로 후각으로 소통하는 그들이 시각의 향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개와 꽃”이라는 주제로 작업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4) 최근 개인전 <내 잎, 클로버>에서 작가님의 신작도 만날 수가 있었다고 하는데, 혹시 이번 신작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을까요?

<내 잎, 클로버>는 “네 잎”이 아닌 “나의 잎”을 뜻을 담고 있습니다. <내 잎, 클로버> 시리즈의 작품들은 반려견들이 클로버 밭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흔히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을, “네 잎 클로버”는 행운을 뜻하는데요.

<행운의! 내 잎, 클로버 (130*130 acrylic on canvas 2020)>

작품에서 보시면 반려견들이 즐겁고 기쁠 때 하는 행동 중 하나인 바닥에 등을 비비며 즐거워하는 모습들로 담아보았어요. 배경의 클로버들은 모두 “행복”의 상징인 “세 잎 클로버”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클로버들은 “네 잎 클로버”로 표현하여 행복한 삶 속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제 염원을 담았습니다. 이 시리즈의 메인 작품에 제 반려견 코비도 여러 강아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표정으로 등을 비비며 웃고 있는 모습이 있는데요. 10살이 된 지금까지 코비는 단 한 번도 등을 바닥에 비비거나 배를 보인 적이 없습니다. 코비가 등을 비비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은 마주할 때마다 웃음이 나고 애착이 가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5) 작가님의 작품을 보고 관심을 가지는 수강생을 위해 ‘아트 클래스’도 여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반려견과 함께 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실 텐데 기억에 남는 사연을 가진 수강생이 있나요?

2015년도부터 현재까지 약 2,500명과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관련 직종에 계신 분들도 많이 참여하셨어요. 기업 강의나 행사 강의를 진행하기 전, 클래스 오픈 초기에는 서울에 있는 제 작업실에서만 소규모로 진행을 했어요. 수업 공지를 올리면 수도권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대다수 참여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전라도, 경상도는 물론, 제주도에서, 심지어 머나먼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도 상당수 많았어요. 수업 후 비행기 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공항으로 이동하시는 모습에 감동스러웠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제 수업이 시간제한이 있다 보니 한 마리 또는 두 마리로만 진행이 되고 있어요. 수강 신청을 하신 후, 사진을 보내주시면 사진으로 미리 스케치를 준비해드리는 방식인데, 처음으로 세 마리를 그리고 싶어 하셨던 수강생분이 계셨어요. 어떤 사정인지, 꼭 세 마리를 그리고 싶다고 하셔서 그렇게 스케치를 준비해드리고 그 후 수업 일에 사연을 들어보니 1년 사이에 두 달 간격으로 3마리가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사연이었습니다. 강아지들과 찍은 사진이 없어서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너무 안타까웠고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이나마 아픈 마음에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었습니다.

6) 작가님에게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환경, 건강, 경제적 여유 등 ‘더 나은 삶’에 충족할 만한 조건들은 정말 많겠지만, 제가 기준하는 우선순위로는 ‘건강과 행복, 그리고 작업’인 것 같아요. 작가는 외롭고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견뎌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결국 작업을 해야 행복해질 수 있고, 역설적이게도 행복해지기 위해 작업을 하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많은 분들이 제 작품을 통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땐 ‘작업’은 저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자, ‘더 나은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작업’만큼이나 중요한 건 ‘건강’도 빼놓을 수 없어요. 정신과 육체가 굳건해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고, 좋은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로 작업을 하고, 그게 곧 직업이 되면서 동시에 인정받는 삶을 사는 것이 모든 작가의 꿈 아닐까요? (웃음) 그 일련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행복한 일들, 작업을 통해 작가로서 찾을 수 있는 만족감과 자신감은 제가 정의 내려본 ‘더 나은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제가 반려동물을 그리는 작가라서 그런지, 반려동물 이슈에 참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 남이섬에서 작품을 전시했던 적이 있어요. 이전에는 약 7kg 이하의 반려견들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등의 출입 규제가 있었는데 전시회 진행 후, 어떤 강아지나 출입할 수 있도록 규제가 많이 완화가 되었어요. 전시회로 인해 반려문화에 대한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희열감 또한 느낄 수 있었답니다. 반려동물과 언제나,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함께 할 수 있는 삶 또한 제가 꿈꾸는 더 나은 삶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7)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누군가가 작가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요?

‘미술작가’라는 직업은 꼭 언어가 아니더라도 그림으로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로서 가장 뿌듯했던 기억을 말씀드리자면, 관람객들이 나의 작품을 보고 충분히 공감하고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순간이에요. 아마 많은 작가들이 꿈꾸는 순간이지 않을까요? 사실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어떤 주제로 본인만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건지, 어떤 재료와 소재를 활용할지 등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해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고독하고 외로울 수 있는 과정들을 즐기는 마음으로, 더 큰 성장을 위한 잠깐의 성장통으로 여긴다면 좋은 창작물이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이러한 창작의 과정들이 예술가가 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8) 혹시 팝 아트 작가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해야 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운동을 좋아해서 여러 종류의 운동을 많이 접했습니다. 요가, 필라테스, 킥복싱, 주짓수, 볼링, 수상스키, 스노 스키, 스노 보드, 서핑, 클라이밍 등 운동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아 운동선수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웃음). 한번 시작한 운동은 전문가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잘 해내려는 욕심과 승부욕까지 있어서 운동선수를 택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9) 더 나은 삶, 너 나은 내일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더 나은 삶의 꿈과 목적이 명확하다면 그 목표물을 정해 놓고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삶에 더욱 집중하세요. 정해 놓은 목표물을 위해 도전과 실패를 반복한다면 언젠가 결국 실패는 줄어들 것이고, 도전은 늘어날 것이며 성공은 어느새 자신 가까이에 있을 것입니다. 가장 큰 유혹은 남들과 비교하는 것, 또는 타인의 시선과 말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들의 환경과 위치가 다르듯이 모든 사람들의 삶의 목적 또한 다릅니다. 이에 흔들림 없이 내가 내 인생의 주축이 되어 자신감 있게 나 자신을 믿고 천천히 한 걸음 계획 있게 나아간다면 분명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삶이 될 것입니다. 가장 어려우면서 중요한 일, 나 자신을 응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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