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다 보면 평범한 줄만 알았던 주인공이 알고 보니 금수저라는 이야기를 보곤 합니다. 하지만 물려받을 재산을 내 명의로 바꿔야만, 내 것이 되어야만 진정한 금수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저 혼자만 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요즘은 가족들 몰래 부모님의 재산 명의를 바꾼다든가, 부모님 재산을 서로 가져가기 위해 싸우는, 의상한 형제 이야기도 드라마 소재로 많이 나오는 걸 보면요. 이런 몰래 하는 불법적인 방식 말고, 합법적으로 상대방의 동의하에 재산의 명의를 대가 없이 다른 사람의 명의로 바꾸는 것이 증여입니다. 증여는 드라마 속 부자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며 생각보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증여 사례는 다음에 살펴보기로 하고, 우선 증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증여란 무엇인가?

증여란 현금, 주식, 부동산 등 재산을 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것입니다. 증여를 하면 증여를 받는 자는 세법에 따라 증여받은 날의 3개월 후, 그 달의 말일까지 세무서에 증여세 신고와 동시에 납부까지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4월 5일 날 증여를 받았다면 증여받은 사람은 7월 31일까지 증여세를 신고하고 납부까지 모두 마쳐야 합니다. 증여세는 과세표준이 증가할수록 세율도 커지는 5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세율은 10%~50%로 아래와 같습니다.

증여세의 세율

2. 증여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은?

그럼 누구한테 증여를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증여는 가족, 특히 부모-자식 사이에 많이 이뤄집니다. 그렇다고 꼭 가족 간, 부모와 자식 사이에만 증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위 단락에서 증여는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무상 이전하는 것이라고 했듯이, 가족이 아니더라도 아무에게나 증여를 할 수 있으며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이 자녀에게 증여할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으며 형제간 증여뿐만 아니라 가족이 아닌 그 누구와도 증여를 할 수 있습니다.

증여세를 계산할 때 증여자와 증여받는 자의 관계에 따라서 일정액을 공제해 주는 증여재산공제가 있습니다. 배우자에게 증여받는 경우 6억 원, 부모님 또는 조부모님(직계존속)에게 증여받는 경우 5천만 원(증여 받는 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2천만 원 공제), 자녀 혹은 손자(직계비속)에게 증여받는 경우 5천만 원, 그 밖의 친족(6촌 내 혈족, 4촌 이내의 인척)에게 증여 받는 경우 1천만 원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 증여의 경우 6억 원은 각각 공제됩니다. 즉 아내가 남편한테 증여 시 6억 원 공제, 남편이 아내에게 증여 시 6억 원 공제가 가능합니다.

증여재산 공제

위 표에 없는 다른 사람에게 증여받는 경우에는 증여재산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의할 점은, 증여재산공제액은 10년간 합산한다는 점입니다. 부모님한테 증여받을 경우 증여를 받을 때마다 5천만 원을 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한테 10년간 증여 받은 재산 합계액에서 5천만 원 한 번만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3. 증여세 계산 사례

5년 전 배우자에게 현금 3억원을 증여한 적이 있으며 현재, 배우자에게 시세 12억 아파트 50%를 추가 증여할 때, 증여세 계산과정

사례를 들어 증여세 계산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5년 전에 남편이 아내에게 현금 3억 원을 증여한 적이 있는 상태에서, 남편 명의 아파트(시세 12억) 지분 50%를 아내에게 증여하려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5년 전 증여에 대해 신고서 작성 시, 현금 3억 원을 증여받았으니 증여재산공제 6억 원 중 3억 원을 공제하면 증여세 과표는 0으로 세금은 없습니다. 다만 증여세가 없더라도 증여세 신고는 해야 합니다. 아파트 증여에 대해 신고서를 작성할 때는 아파트의 시세 12억의 50%인 6억 원이 증여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10년 내 증여 받은 자산을 합산해서 신고해야 하므로 5년전 증여받은 3억 원을 합산한 총 9억 원이 증여세 대상이 됩니다. 9억 원에서 배우자 증여재산공제 6억 원을 공제한 나머지 3억 원이 증여세 과세표준이 되며, 3억 원에 증여세율 20%를 곱하고 누진세액공제 1천만 원을 빼면 증여세 5천만 원이 계산됩니다.

4. 증여세 대상이 되는 자산은?

세법에서는 증여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봅니다. 현금, 부동산, 주식뿐만 아니라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모든 물건이 대가 없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었다면 증여로 봅니다. 법률적 권리, 경제적 이익 그 자체도 세법상 증여 대상입니다. 다른 사람이 대가 없이 내 부채를 대신 갚아주었다면 증여에 해당합니다. 다른 사람의 부동산(주택, 상가, 나대지 등)을 임대료 없이 무상으로 사용하였다면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산을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게 취득하였다면 이 또한 증여입니다.

그럼 자녀의 교육비, 용돈, 배우자에게 주는 생활비도 증여일까요? 사회통념상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등은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다만 용돈이나 생활비를 사용하지 않고 저축하거나 또는 주택 구입에 사용할 경우 증여세 대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용돈이나 생활비는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금액이어야 합니다. 초등학생 자녀에게 월 1천만 원씩 용돈을 준다면 증여세 대상으로 볼 가능성이 크겠죠?

5. 증여세 신고는 필수

출처 : 국세청 홈페이지

고위공직자들, 재벌가들의 증여 문제가 뉴스에 많이 나와서 증여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여 자체가 부도덕적이고 불법적인 행위는 아닙니다. 증여를 하고 법에 맞게 신고와 납부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대부분 뉴스에 나오는 증여 문제는 증여 후 신고를 하지 않는다던가, 편법적인 증여를 했다가 적발된 사례들입니다. 세법에 맞게 신고만 한다면 증여는 나쁜 게 아니랍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세무사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절세는 신고기한 내 신고와 납부를 하는 것입니다. 이제 증여에 대해서 알았으니 증여를 하거나 받으면 신고기한 내 신고와 납부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증여세 신고는 홈택스에서 전자신고가 가능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증여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김세무사가 알려주는 오늘의 세무 Tip – 증여세 연부연납>

출처 : 국세청 홈페이지

증여세는 신고와 동시에 납부까지 마쳐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증여세는 금액도 크고, 현금으로 한 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부동산, 주식 등 비현금성 자산을 증여받은 경우 막대한 증여세를 낼 여력이 없어 체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연부연납이라는 증여세 분할납부 제도를 이용하면 최대 6년에 걸쳐서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습니다. 증여세 납부세액이 2천만 원 이상일 경우 연부연납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부연납 신청 시 세무서에서 담보를 요청할 수 있으며, 연 1.8%에 해당하는 이자 성격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됩니다.

간단하게 증여를 살펴봤지만, 증여는 상당히 복잡합니다. 증여를 진행하기 전에 본인 상황과 맞는 세법을 더 살펴보거나 가까운 세무사에게 상담받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김덕화는

세무사 경력 8년 차로 세무법인, 일반 제조업 재경팀에서 근무하였다. 기장, 상담, 자문, 세무조사, 신고대리 업무를 해왔으며, 여의도로 사무실을 이전한 뒤 직장인들의 세금 상담을 많이 하고 있다. 상담을 하면서 비전문가,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세금에 대해 무턱대고 어렵다고 느끼는 것을 보고 좀 더 쉽게, 친숙하게 세금을 설명할 방법이 없을까 궁리를 하다가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금융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INSTORIES를 구독해 보세요.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